혼자 떠나는 여행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걸 군산에서 알게 되었어요. 계획도 딱딱하지 않게, 가볍게 걷고 머무르며 보내는 1박 2일. 군산은 혼자여도 참 좋은 도시였답니다.
🕊️ DAY 1 – 천천히 걷기 좋은 하루
✔ 동국사에서 시작하는 아침
동국사는 대한민국의 국가등록문화재 제 64호 에요.
일본식 목조건물로 지어진 고즈넉한 절. 아침에 방문하면 사람도 적고, 사찰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 국가등록문화재란?
국가등록문화재는 비교적 근·현대에 만들어진 건축물, 시설, 기념물 중에서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들을 정부가 등록하여 보호하는 제도예요.
즉,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일상 속 흔적들 중 중요한 것들을
문화재로서 인정해 후손에게 남기기 위해 등록하는 거예요.
✅ 예를 들어…
- 일제강점기나 산업화 시기의 기차역, 공장, 영화관
- 독립운동 관련 건물, 장소
- 1960~80년대 생활문화 건축물 등
이런 것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철거나 훼손을 막고 보존할 수 있게 돼요.
✔ 히로쓰 가옥
노란 담과 나무 창틀, 정갈한 정원이 어우러진 이 가옥은 군산의 근대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조용히 산책하듯 둘러보기에 딱 좋아요.

군산 신흥동 골목 안쪽,
조용한 담벼락 너머로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히로쓰 가옥.
이곳은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일본인 사업가였던 히로쓰 기치사브로라는 사람이 직접 지은 2층짜리 일본식 목조 주택이에요.
지금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군산의 아픈 역사와 근대 문화를 함께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재밌는 건,
이곳이 바로 영화 🎬 <타짜> 촬영지로도 나왔다는 사실!
영화 속 분위기 그대로, 옛 정취 가득한 이 가옥은
카메라 렌즈에 담기에도 참 근사했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 외관부터 정원, 창틀, 미닫이문 하나까지
모든 게 영화 세트장처럼 잘 보존돼 있어서,
그 시절로 잠시 타임슬립한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걸음걸이도 자연스럽게 느려지는 이곳,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 마음이 참 차분해졌어요.
✔ 국제반점 – 점심식사
타짜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는 그 중국집! 짬뽕의 국물 맛은 잊기 어려울 정도로 진하고 깊었어요.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식민지 시절부터 항구 도시로 발전해온 군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주변의 세관, 은행 등도 함께 보면 역사 공부 제대로 됩니다.
✔ 항쟁관 & VR 체험
근처에 있는 항쟁관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기록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3D 체험까지 곁들여져 몰입감 최고!
✔ 화담여관 (숙소)
작고 조용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군산의 밤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공간은 없었어요.
☀️ DAY 2 – 빵으로 시작해서 골목으로 끝나기
✔ 이성당 빵집
군산에 왔다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빵집! 앙금빵, 야채빵은 기본. 줄이 좀 길어도 후회 없는 선택이에요.
✔ 노조미 라멘 (브런치로 라멘? 가능!)
점심엔 붐비니까, 아침 이성당 들른 뒤 이어서 라멘 한 그릇! 예상 외로 브런치 타이밍에 먹는 라멘이 꽤 괜찮더라고요.
✔ 철길마을
마지막 일정은 조용하고 감성 가득한 골목 산책.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 옆으로 집들이 늘어서 있어, 어느 순간 추억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어요.
🎒 혼자 여행하는 분들을 위한 꿀팁
- 📱 군산공공자전거: 시내 이동 시 사용하면 시간 절약 + 체력 아낌!
- 📸 사진 포인트: 히로쓰 가옥, 철길마을, 화담여관 앞은 감성샷 필수!
- ☀️ 자외선 대비: 여름엔 선크림, 겨울엔 바람막이 꼭 챙기세요.
🍃 혼자라서 느낄 수 있었던 순간들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지나쳤을 공간에서 멈춰서고, 낯선 냄새에 이끌려 들어가고, 말없이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어요.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군산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혼자여서 더 깊고 선명하게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가볍게 떠나보세요. 마음이 천천히, 다시 단단해지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